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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중국인들이 몰려왔다. 그리고...

벼린눈 2015. 3. 12. 08:03

http://w.hankyung.com/board/view.php?id=_column_3_1&no=648&ch=comm2


2014년 5월 노동절을 끼워서 홍콩여행을 간 적이 있습니다. 여행을 떠나기 전 유튜브를 통해 홍콩 정보를 알아보던 중 흥미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 홍콩: "중국 관광객 몰아내자!"

 

“이번 노동절 연휴에는 중국 대륙의 관광객들이 홍콩으로 몰려드는 것을 막아보자”는 캠페인이 벌어지고 있다는 내용이었죠.

 

2013년 한해 동안 약 4천만명의 중국 대륙의 방문객들이 홍콩으로 몰려들었습니다. 이들 중 일부가 홍콩에서 자신의 아이에게 노상방뇨를 시키는 장면이 큰 이슈가 되었습니다. 해당 동영상은 유튜브를 통해 홍콩 전역을 떠들썩하게 했습니다. 그 외에도 중국 관광객들의 온갖 추태가 알려지면서 홍콩 사람들의 반감을 샀습니다.

 

저 역시 당시 홍콩시내 버스투어인 빅버스(Big Bus) 안내소에서 상담원에게 질문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40대 정도로 보이는 중국인이 중간에 끼어들어 불쾌해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러자 빅버스의 상담원은 그 중국인에게 단호한 표정으로 “Only Cantonese or English. No Chinese!”라고 말하며 중국인을 뒤로 가게 만들고 저에게 “I’m sorry.”라고 상냥하게 말을 하더군요. 그때 저도 홍콩인들의 중국인에 대한 반감을 일부나마 피부로 느꼈었죠.

 

사실 그 동안 홍콩으로 밀려드는 중국 관광객들과 보따리상들로 인해 공공질서가 문란해 지는 것뿐만 아니라, 그들이 자원을 독점하고 사재기로 인해 물가상승까지 야기되어 홍콩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피해를 주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급기야 홍콩시민들이 ‘중국인 돌아가라!’며 시위로 이어졌고 ‘양진영(梁振英)’ 홍콩 행정장관이 중국인 방문객 수를 제한하는 방안을 중국 중앙정부에 제안하기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물론, 이러한 제안에 홍콩의 소매업체나 유통업체들은 눈살을 찌푸리고 있습니다. 중국 방문객이 노상방뇨를 하든 고성방가를 하든, 물가를 올려 홍콩 시민들에게 피해를 주든 말든 당장 매출을 올려주는 고마운(?) 고객을 쫓아 내자는데 좋아할 리가 만무하겠죠.

 

 

♠ 대만: “이틈을 이용해서 중국 관광객 유치해 보자!”

반면, 대만은 이틈을 이용해 중국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중국 대륙에서 오는 관광객에게 하루 350달러 이상을 사용하는 조건으로 특별 비자를 발급하는 등 여러 관광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죠. 물론, 대만 역시 중국 관광객들이 물밀 듯 밀려오면 또 다른 부작용과 불편은 생기겠지만 그건 그때 가서 고민하면 되는 것 아니냐는 입장인 듯싶습니다.

 

 

♠ 제주도: “부동산투자 이민정책 엄격하게 해달라!”

얼마 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에서 “한국 섬에 갈등을 일으키는 중국인들”이라는 기사가 실렸다고 합니다. 물론, 제주도 이야기입니다. 이 기사에서 제주도가 1970년대 후반 일본인이 장악했던 하와이가 되어가는 중이라고 비유를 했지만 그 상태는 당시 하와이보다 더 심하다고 합니다. (동아일보 2015.02.27일자 “[횡성수설/인연수]제주도 영주권 너무 싸다” 에서)

 

최근 들어 몰려드는 중국인 관광객이나 투자자들로 인해 제주 역시 홍콩처럼 머리가 아픕니다. 물론, 제주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부분도 있지만 공공질서 문란, 난개발과 환경파괴, 부동산 가격 급등 등으로 인해 현지 제주도민들과 갈등이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급기야 2010년 도입한 부동산투자 이민제도를 좀더 엄격하게 바꾸자는 제안이 나왔습니다. 기존의 50만 달러 이상 투자하면 거주자(F2) 비자를 주고 5년 뒤 영주권도 주는 안을 100만 달러 이상으로 높여달라고 말입니다.

 

하지만 정부는 “이 제도가 2018년 일몰제이니 그때 생각해보자”는 입장이라고 합니다. 참고로 현재까지 부동산투자 이민제도로 F2 비자를 받은 사람은 총 1,007명이고 이 가운데 98.4%가 중국인이라고 합니다.

 

 

♠ 굳이 땅값만 올리는 부동산투자를 빌미로 외국 자본을 유치해야 할지…

우리는 조선 말기 흥선대원군의 쇄국정책을 잘못된 정책이라고 배워왔습니다. 물론, 대원군의 정책은 시대의 흐름을 못 읽은 정책이라고 보여집니다. 하지만 어릴 때부터 ‘쇄국정책=나쁜 정책’이라는 방정식에 익숙해지다 보니 ‘개방정책=좋은 정책’이라는 무조건의 방정식에도 익숙해져 있는 듯싶습니다.

 

외국인들에게 문호를 열고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투자를 유치하는 것은 분명 개방정책이고 이것이 무조건 잘못되었다고 주장하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다만, 내국인에 비해 혜택을 주는 이러한 개방정책이 자칫 잘못하면 역차별이 될 수도 있으며 또한 예기치 못한 부작용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보입니다.

 

아울러 현재 우리나라가 과거 50~60년대처럼 자본이 축적되어 있지 않는 상황도 아닌데 산업이나 기술에 대한 투자도 아닌 땅값만 올리는 부동산투자를 빌미로 굳이 외국 자본을 유치해야 할 필요가 있었는지도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홍콩의 중국인 관광객에 대한 반감. 홍콩은 계속해서 중국으로부터의 자치권을 보장받기를 바라고 있다. 이러한 정치적 긴장관계가 자치장관 직선제 선출안을 계기로 폭발하여 2014년의 우산시위로 이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중국 관광객에 대한 반감은 이러한 정치적 이유 이외에도 문화적, 경제적 요인들이 있다. 

 중국의 도시들이 성장하면서 중국의 농민들이 일자리를 찾아 도시로 이주한 이래, 도시 이주민의 규모가 도시의 수용능력을 넘어서면서 일부가 일자리를 찾아 해외로 이주했다. 그 숫자는 2007년의 기사에 의해서도 1800만명을 넘어서며, 지금에 와서는 그 숫자가 더 늘었을 것이다. 이 이주민들은 저임금 노동력으로서, 이주 국가의 노동력 일부를 대체한다. 이것이 정치적 불안을 야기한다. 이주민들 때문에 일자리를 잃게 된 유권자들의 불만에 정치가들은 반이민 정서를 이용해 선거전략을 짠다. 

 이것이 현재 홍콩, 대만 등지에서 중국인에 대한 반감이 발생하는 경제적 이유이다. 그러나,

미국 뉴욕에선 중국 식당과 의류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임금을 체불하고 팁을 빼돌리는 동포 고용주에게 맞서 종종 분규를 일으킨다. 미국 노동조합은 그들을 자국의 합법적인 노동계급으로 간주하지 않기 때문에 그들은 노동 당국의 도움 없이 업주와 맞서야 한다. 이민자를 고립시키고 그들의 노동력을 보호하지 않는 것은 사실 그들뿐 아니라 모든 노동자의 근로조건을 떨어뜨린다.

 지금까지 동원된 어떠한 수단도 이주를 막지 못했다. 국가 정책과 이주 논리가 충돌하는 것이다. 이는 정부가 이주자들이 부당한 착취를 당하지 않고 일할 권리를 보장하면서 동시에 시민의 삶도 보호하는 새로운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사실을 잘 보여 준다. 불행히도 대부분의 정치인은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 반(反)이민 정서를 이용하려 든다.

 현재 북유럽·일본, 심지어 중국조차 고령화하고 있는 데다 사회 안정을 위해선 적절한 경제성장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젊은 노동자에 대한 수요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를 고려할 때 해외 이주는 세계적으로 긴박한 이슈다. 시의적절한 관심과 다국적인 조치가 절실하다.

이에 대한 적절한 해결책이 있을 수 있을까?

(참고자료 세계화하는 이주 문제, 피터 궝,http://blog.joins.com/media/folderlistslide.asp?uid=tlsdpfl&folder=4&list_id=8302102)

이 문제는 국지적인 측면에서는 중국과 중국내 소수민족, 그리고 주변국들과의 갈등 문제로 이어질 소지가 있다. 중국의 경제성장과 정치적 영향력 확대에 따라 대만, 홍콩 등 주변국의 긴장도는 높아지고 있다. 특히 지난 2014년 4월 대만에서는 양안 서비스협정 반대시위가 벌어지며 친중노선 총통인 마잉주의 정치행보에 위기가 찾아오기도 했다.여기에 자원 무단사용 등으로 갈등을 빚고 있는 티베트 문제까지 더해지면 중국과 주위 정치집단들 사이에 상당한 긴장관계가 형성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이것이 중국의 성장과정에서의 성장통일지, 아니면 중국의 성장을 막는 걸림돌이 될지, 이러한 긴장관계는 평화적으로 해결될 수 있을지 지켜볼 만 한 것 같다. 

 (마잉주 대만 총통, 학생 시위로 정치적 위기, 

http://m.media.daum.net/m/media/politics/newsview/20140324115308963)

(홍콩 우산시위, http://emptydream.tistory.com/3528)



한편으로 제주도에 대한 부동산 투자와 이민은 조금 다른 문제다. 저임금 노동력의 유입이 홍콩, 대만 등지에서 문제가 되었다면, 제주도에서는 중국인의 부동산 투자에 따른 부작용, 부동산 가격의 급상승과 난개발, 환경파괴 등의 문제다. 

Chinese wealth transforms Korea's island Jeju. 

http://www.wsj.com/articles/chinese-tourists-take-south-koreas-jeju-island-by-storm-1424842046?mod=WSJAsia_hpp_LEFTTopStories

2010년 제정된 부동산투자 이민제도에 따르면 제주의 부동산에 5억 원 이상을 투자할 경우 F2 거주자 비자를 받게 되고, 5년 뒤에는 제주 영주권을 갖게 된다. 2014년까지 총 1,007명이 이 제도의 수혜를 보았고, 그 중 990명이 중국인이다. 실제로 이 제도에 의한 토지 잠식은 미미한 수준? 실제로 제주도의 외국인 소유 토지는 지난해에 비해 50%가량 증가했고, 총 외국인 소유 토지의 절반을 중국인이 소유하고 있으나, 총 외국인 토지 보유비율은 1%에 채 미치지 못한다. (http://www.eto.co.kr/news/outview.asp?Code=20150212111731717&ts=111424) 그러나 이 수치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는 잘 모르겠다. 1%에 미치지 않는 절대수치에 주목해 미미하다고 해석하는 의견이 있는 반면, 전년 대 50%나 증가한 추세에 주목하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이러다가 제주도가 중국 땅이 될 것, 이라고 우려하는 목소리는 지나치게 공포감을 조성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은 든다. 

그러나 너무 싸다는 목소리 있어 개정 예정. 그리고 이러한 방식으로 부동산에 자본을 유치하는 것이 꼭 필요한 일인가? 우리나라에 자본이 쌓여 있지 않은 것도 아닌데.

 제주도의 땅값 상승은 그러나 단순히 외국 자본의 유입 때문만은 아니다. 국내인들의 제주도 이민도 급격하게 늘고 있다. 그러면서 제주가 무차별적으로 개발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현재 제주도에는 40여개소의 골프장이 운영 중이거나 개장 신청을 한 상태다. 

이러한 개발에 따른 자연환경 파괴의 실제 사례들을 탐구해 볼 필요가 있겠다.